30대 중반까지 나의 여행 취향은 휴양지였는데 건물들이 가득한 도시보다는 그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이국적인 자연경관을 보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그리고 해외여행의 기분을 듬뿍 느끼고 싶어서 한국 여행객이 최대한 적은 나라를 고르고 골라서 다녔다.
남태평양의 프랑스 뉴칼레도니아
휴양지를 좋아하지만 몰디브처럼 에매랄드 빛 바다와 하얀 모래만 있는 곳은 좀 심심하다.
소나무를 닮은 고생대 식물 아로카리아로 빽빽하게 둘러싸여 자연풀장을 이루고 있는 일데팡 섬이 있는 뉴칼레도니아는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위치한 남태평양 섬나라다. 높은 바위들이 바다를 막아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오로 천연 풀장에는 예쁜 열대어들도 많아 마치 수족관에 들어온듯한 기분이 들었던 곳이다.
오로 천연 풀장 근처 아름다운 해변 노상 테이블에 앉아 한 손으론 벌 소리를 내며 덤벼대는 파리떼를 쫒으며 다른 한 손으론 내 팔뚝보다 더 큰 크기의 랍스터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크리스마스를 해외에서 보낸 건 처음이었다. 프랑스령이었던 뉴칼레도니아는 크리스마스와 이브엔 대부분의 식당이 원래 메뉴 대신 비싼 코스 요리만 판매를 하는데 그 사실을 몰랐던 우리는 처음으로 프랑스식 코스 메뉴를 먹다가 결국 입에 맞지 않아 코스 중간에 '우리는 여기까지만 먹을게요~ 우리가 먹은 것만 계산해주세요~'라고 하고 숙소로 돌아와 컵라면을 먹었더랬다..ㅎ 푸아그라는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바위에 꽂혀 날아갔던 세이셀
어느 날 우연히 온라인에서 본 사진 한 장에 반해 약 17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한 세이셸 공화국은 아프리카 인도양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이다. 그 당시 세이셸 여행 중에 한국인은 4명 정도 보았는데 그중 1명은 자기가 여기 일주일 여행하는 중에 한국사람 처음 봤다며 우리를 무척 반가워했던 기억이 난다.
수도가 있는 마에 섬과 그 근처 작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는 세이셸 공화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관은 라디그 섬의 해변이었는데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 해변에 놓인 아름답고 이상한 모양의 바위들이 마치 지구별이 아닌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프랄린 섬에서는 코코 드 메르라는 엉덩이(?) 모양과 비슷한 세이셸에서만 볼 수 있는 거대한 야자열매와 거의 멸종 위기인 자이언트 육지 거북이를 볼 수 있는데 거북이를 좋아하는 나에겐 맞춤형 여행지였다.
세이셀을 자유여행으로 가서 섬 투어만 현지 일일 투어로 다녀왔는데 여럿이 시간에 맞춰 움직이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라디그 섬에서 숙박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사탕수수처럼 달콤한 힐링 모리셔스
가장 아름다운 선셋을 보았던 모리셔스는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섬나라인데 세이셸과 나름 가까운 위치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다.
모리셔스에서 가장 많이 하는 액티비티는 사자와 산책하거나 사자 만져보기였는데 사자를 그다지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사자 구경 대신 우리는 차를 렌트해서 다니며 모리셔스의 예쁜 해변을 구경했고 끝도 없이 펼쳐진 사탕수수밭에서 사진을 찍었으며 카사바를 이용해 전통방식으로 비스킷을 만드는 곳을 견학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모리셔스도 세이셸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이언트 육지 거북이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아서 너무 좋았다.
모리셔스에서 만약 렌트를 하게 된다면 돈을 좀 더 주더라도 보험은 풀커버로 하는 것이 좋다. 차사고를 내서 경찰서에 가게 되는 일만 아니라면 차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거의 대부분은 보험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도로가 좁아서 서행하다 보도블록 벽돌에 차가 좀 긁혔는데 풀커버 보험이 아니었다면 수리비로 큰돈이 들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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