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받아야 했던 지난해에는 국가검진에 몇 가지만 추가해서 진행을 했었다. 당일 상담에서 폐암 가능성의 결과를 듣고 큰 병원으로 옮겨 추가 검사를 받으며 거의 2주를 폐암 환자의 마음으로 보냈는데 다행히 대학병원에는 건진 센터에서의 엑스레이 사진이 잘못된 것 같다며 정상 소견을 받았다.
나름 건강검진 센터로 이름도 있고 여러 지점 등 규모도 큰 곳이었는데 오진이었다니... 건진센터에 항의할 마음도 없이 그 이후로 매일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올해는 건강검진받을 병원을 좀 더 신중하게 고를 수밖에 없었다.
대학병원급의 의료 장비들을 사용하는지와 정밀진단이 가능한지 등을 확인한 후 서현동에 위치한 분당 필립메디컬센터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개인 검진의 경우 연령대에 따라 추천해놓은 건진 프로그램이 있으니 내용 확인 후 원하는 것으로 예약하면 된다.
우리는 필립 블루 프로그램으로 건진을 받았는데 안내에 따라 환복을 하고 옷장 키를 손목에 차고 다니며 이리 저리 검진을 받다 보니 대략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됐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건 오전 내내 공복을 유지해야 했던 것, 혈액으로 하는 검사가 많다 보니 채혈을 4 tube나 했던 것 그리고 할 때마다 적응이 안 되는 아픈 유방촬영이었는데 위내시경을 포함한 다른 검진 모두 의료진과 안내해주시는 분들이 대부분 능숙하고 친절하셔서 불편함 없이 검사를 잘 마쳤다.
모든 검사를 마친 후 필립메디컬센터 8층으로 올라가 에피타이저 같은 죽을 먹고 1층으로 내려와 검진비용을 결제했는데 부부 동반으로 검사를 했더니 각각 10%씩 동반 할인을 받았다. 만약 국가검진 대상자라면 추가로 3만 원 정도를 더 할인받을 수 있다.
분당필립메디컬센터의 검진 결과는 비교적 빨라 10일 후에 우편으로 도착했다. 학교를 졸업해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더 이상 성적표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는데 나이가 드니 이제 건강검진 결과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성적표가 되는 것 같다.
비록 추가 상담도 받아야 하고 추적검사 항목들도 매년 늘어나서 조금은 귀찮지만 사는 동안 내 의지대로 내 몸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니까 건강검진 관리는 꼭 필요한 것 같다.
그러니까...
6개월 후에 또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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