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해서 첫 번째로 차를 세웠던 곳은 거북바위다.
그 바위가 거북이 모양인지는 몰랐고 그저 엄청 큰 바위가 보이는데 그 앞 바다색이 너무 에매랄드 빛이라 홀린 듯 차를 세웠다.
거북바위 앞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과 그들의 스타렉스 캠핑카도 여럿 보이길래 나중에 차박할 마땅한 곳이 없으면 다시 와야지 했는데 결국 거북바위는 울릉도에서의 첫차박지가 되었다.
거북바위는 나름 관광지라 화장실이 있긴 하다. 하지만 간이화장실이므로 도동항 근처 대중목욕탕에 들러 여행하느라 흘린 땀을 말끔하게 씻고 개운한 상태로 야간 어둑어둑해진 거북바위에 도착했다.
여전히 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과 차박하는 캠핑카가 2 ~ 3대 정도 있어서 우리도 바다를 볼 수 있도록 후방 주차를 하고 트렁크문을 열었다.
6월이니까 트렁크 모기장은 필수!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거북바위 바닷물 수위가 낮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너울성 파도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바다에서 좀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스텔스 모드로 차박이라 길 건너 이스트 카페에서 포장해 온 피자를 저녁으로 먹으며 수평선에 걸쳐진 빨간 해를 보았다.
'이런.. 샤워하느라 예쁜 노을을 놓쳤는데 해가 지금 수평선 너머로 지는구나'.. 싶어서 아쉽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빨간 해가 점점 하늘로 떠올랐다.. 응? 지금 시간에 떠오르는 건... 달인데? 달이 수평선에서 뜨는 광경은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다.
찰랑찰랑 물소리에 트렁크 문 닫는 것도 잊은 채 잠이 드는 바람에 새벽에 깨야했지만 덕분에 또 이렇게 갑자기 새벽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차박의 매력이다.
거북바위에서 스텔스 차박을 했다면 일찍 일어나 주차했던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좋다.
오전 7시 30분부터 단체관광버스들이 들이닥쳐 관광객들이 파도처럼 몰려왔다가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은 후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는데 거북바위와 가까운 곳에서 차박을 할 경우 여행객들의 사진에 민폐 차량으로 박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도 일찍부터 울릉도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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